혜월 선사가 울산 미타암(彌陀庵)에 있을 때였다.
재(齋)를 지내기 위해 신도에게 받은 돈 백 원을 가지고 장을 보러 갔다.
마침 길가에서 울고 있는 여인을 만났다.
이유를 물으니 여인이 말했다.
"저는 남에게 빚진 돈 80원이 있습니다.
독촉은 심한데 갚을 길이 없어 이렇게 길에 나와 피해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혜월 선사는 더 이상 묻지 않고
그녀에게 80원을 내주면서 물었다.
"그래, 빚을 갚으면 당장 애들 밥 지어 줄 쌀은 있는가?"
"아이고 쌀이 다 뭡니까? 한 끼 죽거리도 없습니다."
혜월 선사는 즉시 나머지 20원까지 주어 버렸다.
뒤에 이 말을 들은 재주(齋主)는 기쁜 마음으로 다시 백 원을 내어놓으며 말했다.
"참다운 재를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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