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주말 풍경

미진수 2009. 8. 31. 09:40

주말풍경 1.

토요일 일찌감치 옥상의 물받이 홈통을 수리했습니다.

집을 지은지 17년이 다 되어가니 홈통 용접한 곳이 떨어져

비가 억수로 내리는 날엔 지붕에 폭포처럼 물이 떨어져

다시 지지고리를 걸어 보수 공사를 했습니다.

무더워 지기 전에 힘든 일 마치기 위해

부랴 부랴 주말농장에 달려가 배추 140포기 무우와 상추를 심었습니다.

힘들게 고랑과 두둑을 치고 파란 모종을 심어놓으니 더 없이 뿌듯할 밖에요

주말농장을 같이 하는 분이 안산의 광장이 광화문광장처럼 조성되고 나면

주변 조성상가의 투자 가치가 좋아질거라고 말씀하셔서

안산 고잔상가지역에 가 점심도 같이 하고 중개사 사무실에 들렀습니다.

그곳 개발계획과 투자설명회를 들어보고 연락처를 남기고 돌아왔습니다.

 

주말풍경 2.

주말농장에서 가까운 송산면의 송산농장에 갔습니다.

몇년전부터 가끔 가는 포도농장입니다.

한참 무르익은 포도를 실컷 먹어도 꽁짜이고 포도송이 아래서

이야기를 하며 달콤한 포도를 먹는 맛은 일품입니다.

그곳 농장주인께서 10년전 정년퇴직 후에 마련한 포도농장은

언덕에 있어 시원한 바람과 미네랄이 풍부한 지하암반수를 끌어올려 물을 줍니다.

물론 지질도 아주 좋은 지역이고요.

친환경 농법으로 비가림 시설을 하고 농약을 치지 않는 유기농이라

사이트를 통해 전국에 판매망을 갖고 있으며 찾아오는 사람이

하루에 40~50대 가량 차를 가지고 와 직접 먹고 사 간답니다.

심지어 일본에서도 경남 거제도에서도 전남 완도에서도

기름값 아깝게 생각하지 않고 사러 온답니다.

지금 아이들의 아토피나 건강이상도 농부들의 탐욕이 부른 것이고

무정자 증으로 결혼해 아이를 못 낳는 것도 유전자 조작 식품을 먹고 자란 탓이라

모두 농부들의 탓이며 수입개방이 되어도 경쟁력만 갖추면 두려워 할 거 없다

강의와 토론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10년전 싸게 산 땅이 지금은 수십 배 올라 평당 100여만에 이르고

땅값으로만 30억원대를 하는 농장이라고 하셨지요

지난해에도 포도를 갖다 술을 담갔는데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을 섞은 로제와인의

색과 스파클한 맛이 삼페인의 맛과 같이 상큼하고 향기롭고 색이 그만이었다고

칭찬을 엄청 했더니만 땅속 항아리에 묻어둔 2년산 와인을 가져와 시음해 보라고도 했지요

내가 담은 와인과 비교해보니 향과 맛은 비슷했지만 숙성과정에서 문제인지

색은 훨씬 못해 우리 부부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더랬습니다.

포도 실컷 먹고 노후에 대한 준비 얘기도 듣고 달콤한 포도 사와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주변의 개발계획으로 자산가치도 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계시니

이보다 더한 노후준비가 어디 있겠냐 싶었습니다. 

 

주말풍경 3.

가을을 재촉하는 비를 맞으며 아침일찍 예산으로 달려갔습니다

지난 8월24일부터 폐교의 학교관사를 공매하는데 가격이 아주 매력적이었지요

대지 777제곱미터(235평)에 66제곱미터(20여평)의 건물이 있고 은행나무 4그루가 덤인

학교 관사가 글쎄 전체 4천 245만원, 집값인지 땅값인지 하나만 계산해도

나머지는 모두 덤인 것 같고 폐교부지가 30,000제곱미터 내 정원처럼 쓸 수 있다?

더군다나 고속도로 IC에서 가깝고 근처에 우리나라에서 몇번째로 큰 예당저수지가 있고

더없이 좋은 조건이어서 토지대장 등 공부도 확인하고 현장확인을 떠난 거지요

비오는 고속도로를 달려 당진IC에서 대전간 고속도로로 갈아타고

20여분도 안되어 신양IC에서 내려 예산방면으로 가다가 들어가면 되었지요

우선 예당저수지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니 이 근처에 휴식공간을 마련해도 좋겠다

감탄사가 절로 인것은 주변 산에 구름도 걸려있고 예당저수지의 수변풍경이

아늑하고 아름답기 그지 없어서였습니다.

한바퀴 여유있게 돌고 물어 찾아가 보니

글쎄 학교는 폐교가 된지 얼마 안된 듯 야산자락에

수백년 된 느티나무 4그루가 지붕처럼 운동장에 그늘을 드리우고

삥 둘러 아름드리 은행나무와 플라터너스 나무들이 심어져 있었습니다.

교사들도 아주 훌륭한 상태로 남아 뭐라도 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었습니다.

그런데 관사로 가봤더니 학교 화장실 옆이고 그 길 건너 앞집에서

소를 5마리나 키우고 있어 소똥 냄새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주말에 쉴 곳은 아닌 것 같다...

그런 결론을 내리고 다음 행선지로 달려갔습니다.

 

주말풍경 4

친구 부인이 매년 초등학교 총동창회에 우리 친구들을 초청했습니다.

올해도 광천의 광동초등학교 총동창회가 있어 초대를 받았지요

예산에서 그리 멀지 않아 가던 길에 광시를 지나게 되었지요

광시는 홍성 한우를 집단적으로 판매하고 시식할 수 있는 특별한 지역이었습니다.

길가 가게들이 거의 한우 정육점이고 고기를 사서 식당에 가 먹고 사오는 곳이지요.

저도 처음가봤지만 관광버스들이 사람들을 몰고 오는 곳이더라고요

한우 안심 100그램에 4,980원 저녁 먹거리로 사와 먹어보니 과연

입에 살살 녹는다는 표현을 우리 딸이 하였으니까요

광천 광동초등학교에 가 동창회 하는 것 구경도 하고

동창들이 아닌 친구들이 모여 한담을 하였습니다.

이야기 끝에 친구부인이 요즘 엄청 뚜껑이 열린다고 불만을 얘기했습니다.

친구가 은퇴하면 시골에 가서 시어머니 모시고 살자고 하는 데

자기는 이제까지 남편과 자식들 뒷바라지 하면서 내 인생도 없이 살았다.

노후에 마져 시어머니까지 모시고 하기 싫은 농사일까지 할 수 없다는 것이었지요

우리 모두의 일이지만 황혼이혼이 늘어나는 이유...

노후에 더 고달플 거 같으니 미리 내 인생 찾아나서겠다 아니겠어요

뭐라 해결할 방법이 없어 그냥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말았답니다.

점차 좋은 방법을 찾아보기로 하고..

 

주말풍경 5.

다른 사람 동창회 하는 데 있기도 뭐해 근처에 있는 "그림이 있는 정원"에 가봤습니다

홍성군 광천면 매현리 수목원이었지요.

가구를 직접 만드시던 분이 20여년 전 3만평의 산을 사서

아름다운 조경을 해 수목원처럼 꾸며 놓았습니다.

아들이 대학교 M.T에 갔다가 불의의 사고로 척추마비가 되어

몸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구족화가가 되었답니다.

인간극장에도 나왔다는데 아들을 위해 아름다운 정원을 접근하기 쉽게 꾸미고

아들이 거쳐하는 방 앞엔 정말이지 수형도 아름다운 소나무와 향나무 등을

심어 전체 조망이 기가 막히게 꾸며 놓았습니다.

곳곳을 살피고 나오던 길에 임진호 사장님과 대화를 했습니다.

곳곳에 땀과 정성이 가득한 정원을 꾸미신 걸 보니

유지비도 많이 들고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정원석의 오석도 관통석 등 귀한 것이 많고 수백년된 향나무를

어디서 구했는지? 단풍이 아름다운 데 이름은 무엇인지? 등 등 물어보았지요

단풍나무에 접을 붙여 만든 공작단풍은 정원수로 그만이다.

가구를 만들려고 사두었던 향나무가 그냥 베어버리기가 아까워

옮겨 심었더니 그 결정이 참 잘 되었던 거 같다는 말씀도 들었습니다.

지금 그 곳 땅값은 산이 평당 2~5만원이다 등 등 여러 정보를 많이 얻었습니다.

눈도 즐겁고 노후정보도 많이 얻고 몸 건강 정신건강 일거 삼득이었지요

돌아오며 광천 젓갈도 푸짐하게 사왔습니다.

집으로 오는 길 저녁 놀이 아름답게 물들고, 기러기 날아가는 풍경이 그만이었습니다.

모처럼 기러기를 보자 박목월 시인 님의 "이별의 노래"인

"기러기 울어예는 하늘 구만리~~~~" 노래를 불러봤더니

집사람 박수로 앙콜을 신청해 앙콜곡 "그리움"을 불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