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풍장27-황동규

미진수 2008. 5. 18. 15:26

내 세상 뜰 때

우선 두 손과 두 발, 그리고 입을 가지고 가리.

어둑해진 눈도 소중이 거풀 덥어 지니고 가리

허나 가을의 어깨를 부축하고

때늦게 오는 저 밤비 소리에

기울이고 있는 귀는 두고 가리

소리만 듣고도 비 맞는 가을 나무의 이름을 알아맞히는

귀 그냥 두고 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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