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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미진수 2013. 6. 2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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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24일 월요일 제595호

나는 누구인가


내 이름을 불러보고 지금 선 자리를 둘러보네

얼굴에 묻어나는 지난 세월의 흔적,

내 얼굴에서 오는 세월의 모습 희미하게 보이네.



이름 없이, 이룬 일도 없이 나 지금 여기에 섰으나

지금 쉬는 숨은 수 십억 년 이어온 숨이요

이 몸은 수 십억 년 다듬은 신비요

이 맘은 수 십만 년 일구어온 밭이다.



나 이 땅에 나서 이 나라 사람되었네.

이 땅에 부는 바람,

이 땅에서 솟는 물을 마셨고,

이 땅의 하늘과 산과 들에서 자라며

이 땅에서 생각과 뜻을 키우고 익혔노라.



나는 이 나라 사람이라

이 나라 사람의 피가 흐르고

이 나라 사람의 정신을 품고 있다.



그러나 이 나라 사람이기 전에 나는 사람이다.

이 지구에서 사람인 다음에는 다 같다.

머리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고 손으로 쓰고 그린다.

믿고 느끼고 꿈꾸며 일하고 사랑한다.



내 속에 인류의 꿈과 생각이 살아 있다.

내가 일어설 때 온 인류가 일어서고

내가 쓰러질 때 온 인류가 쓰러진다.



그러나 사람이기 전에 나는 생명이다.

땅 위의 온 생명과 함께

숨쉬며, 먹고 싸고 낳는다.

흙에서 난 것 먹고

햇빛과 바람과 물을 마신다.



나는 생명이라, 지구의 모든 생명과 서로 울리고 서로 느낀다.



모래알 하나에 우주의 신비와 숨결이 들어 있다지만

나는 속에 우주생명의 알짬과 생명진화의 끝을 쥐고 있다.




사람은 무한 광대한 우주 속의 한 티끌 같은 존재라지만

내 속에는 온 우주의 물질과 정신이 압축되어 있다.



무한한 시간 속에 잠시 스쳐 가는 인생이라지만

내 안에 우주보다 큰 하늘이 열리고

새 생명의 님을 보네

님의 얼굴 새기네. -박재순, ‘삶의 씨앗’ 6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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