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님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여라."(마태 22:39)
이상하다. 점을 밖에 찍어야 '나'가 되고 점을 안에 찍어야 '너'가 된다. 나는 '내' 밖에 서야 하고 너는 '내' 안에 품어야 하는 걸까?
내가 내 안에 머물면 나는 말라죽고 네가 내 밖에 있으면 남이다.
남은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이, 있으나 마나 한 이, 내게는 없는 이다.
'남'에서 바깥 점을 빼면 님이다. 나에서 점을 빼고 너에서 점을 빼고 높여 부르면 님이다.
나도 아니고 너도 아닌 '님' 네게서 피어난 님이요 내 속에서 떠오른 님이다.
님은 내 속의 속이며 참된 너다.
나도 없고 너도 없고 님만 있다. 내가 녹아지면 님 너를 내 몸과 맘에 품으면 님이다. - 박재순, ‘삶의 씨앗’ 19~20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