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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님

미진수 2013. 5. 1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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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13일 월요일 제583호

너와 님

너와 님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여라."(마태 22:39)

이상하다. 점을 밖에 찍어야 '나'가 되고 점을 안에 찍어야 '너'가 된다.
나는 '내' 밖에 서야 하고 너는 '내' 안에 품어야 하는 걸까?

내가 내 안에 머물면 나는 말라죽고
네가 내 밖에 있으면 남이다.

남은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이, 있으나 마나 한 이,
내게는 없는 이다.

'남'에서 바깥 점을 빼면 님이다.
나에서 점을 빼고 너에서 점을 빼고
높여 부르면 님이다.

나도 아니고 너도 아닌 '님'
네게서 피어난 님이요
내 속에서 떠오른 님이다.

님은 내 속의 속이며
참된 너다.

나도 없고 너도 없고 님만 있다.
내가 녹아지면 님
너를 내 몸과 맘에 품으면 님이다. - 박재순, ‘삶의 씨앗’ 19~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