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있는 것을 가지고

미진수 2012. 12. 21. 14:00

< 있는 것을 가지고 >

많고 적음,
잘나고 못났음을 걱정 말고,

있는 것을 가지고
같이 살도록 힘씁시다.

깨어진 박쪽 같은 우리 마음에
하늘이 준 선(善)의 씨를 담아

지쳐진 마음 앞에다 내밉시다.

“같이 살기 운동의 알파 오메가”, 함석헌전집 8권  53쪽

< 풀이 >

많이 가진 잘난 사람들은 같이 살기 운동을 할 수 없다. 많이 가지면 더 가지고 싶고 잘난 사람은 저 잘난 줄만 알기 때문이다. 못난 사람은 못났기 때문에 남과 더불어 살아야 하고 없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서로 도우며 살아야 한다. 그러므로 못나면 못난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가난하고 못난 사람들이 있는 것을 가지고 같이 살기 운동에 나설 수 있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먼저다. 서로 받으려고만 하면 갈수록 오그라들지만 서로 내놓고 주려고 하면 갈수록 풍성해진다. 깨진 쪽박 같은 우리 마음에 하늘이 준 착함의 씨를 담아 밥 한 그릇, 물 한 그릇이라도 지친 사람의 마음에 내놓자. 그러면 나눌수록 더 풍성해지는 같이 살기 운동이 일어난다. 한 가난한 소년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2마리를 내놓아서 5천명이 먹고 열두 광주리가 남았던 것처럼! -박재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