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노년을 말하다.
지난 9월 22일 어르신을 사랑하는 연구모임(어사연) 100회 공부방 기념과
어사연 회원들이 쓴 책 "노년에 노년의 길을 묻다" 출판기념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저 역시 어사연 회원으로 활동해 오면서 노년에 대한 관심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연결된
사랑방 같은 모임이 좋아 열성적이지는 않지만 시간이 허락하면 참석해
노년에 대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만나면서 공부도 하고 뒷풀이도 하면서 친목을 다지기도 했습니다.
이날 세미나의 기조강연을 맡아주신 이화여대 석좌교수님이신 정진홍 교수님의
"노년, 노년을 말하다'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해 주셨습니다.
이 책의 서문이기도 한 내용을 줄여 조용한 목소리로 낭송하실 때
한편의 시를 듣는 진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한 평생 학자로서 성실하고 진실하고 올곧게 살아오신 분으로 나이 일흔에 살고계신
삶의 소회를 깊이있게 성찰하신 내용으로 가득했습니다.
일흔이 되면 신선이 될 것으로 생각해 왔지만, 막상 일흔의 삶은 아직도 건강에 대한 욕심,
죽음에 대한 두려움, 자존감의 상실 등 말할 수 없는 현실의 장벽앞에 좌절도 해보지만,
성찰을 통해 죽음의 자리에서 바라본 인생은 감사한 것임을 확인하게 되고
이제 담담하게 바람처럼 물처럼 살아가고 싶은 심정을 구구절절 표현하셨습니다.
이렇게 잘 살아오신 분도 그럴진데 삶에 찌들며 살아온 중생들이야 어쩌겠습니까?
나이들어 계신 부모님을 생각할 때 미처 그런 심정을 보살피지 못했던
제 불찰도 생각나 마음 한구석이 멍멍해지기도 했습니다.
저 또한 그 분과 같이 잘 노년을 잘 살아갈지 그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 기조강연을 듣던 내 앞의 초로의 여자분은 손수건을 꺼내 연신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기조 강연 내용이 주는 감동을 이기지 못해 일일이 타자를 쳐 첨부 화일에 올려둡니다.
정진홍 교수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