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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수관 수행방법

미진수 2009. 8. 17. 15:31

자비수관 수행방법


1. 자비손을 사용한 몸의 관찰


몸을 구성하는 5대 요소에 따라 자비손도 5가지 성질의 손이 있습니다. 5대 각각의 자연스런 특성을 최대한 살린 자비손을 연상하여 자신의 몸에 접촉시키고, 그때 접촉으로 인해 일어나는 몸의 현상을 지켜보는 것에서부터 자비수관 수행이 시작됩니다.


① 흙의 손(자비면화수)

포근하고 부드러운 솜이나 솜털을 연상하면서 자비면화수를 만들어서 몸 곳곳을 부드럽게 접촉시킵니다. 흙의 부드러운 성질의 손은 흙의 딱딱한 현상을 없애 주므로 자비심입니다. 예를 들면, 몸의 근육이나 어느 부위가 딱딱하게 굳어 있으면 곧 마음이 영향을 받아서 마음이 경직되어 자만심이나 고집스런 성향을 가지게 되며 몸의 기운이 부드럽지 않아서 대인관계나 다른 생명, 사물과의 관계에 있어서 원만하지 못하고 대립하거나 질곡에 빠져 단절이 생깁니다. 자비심의 자비손에 의해 나타나는 몸의 딱딱한 감각은 자만심을 일으키고 자만심과 관련되는 기억과 영상을 나타나게 합니다. 이때 자비손의 자비심이 딱딱한 감각을 감싸고 융합하면서 딱딱한 원소를 부드럽게 만듭니다. 마음도 그 영향으로 평등심으로 바뀌게 됩니다.


② 물의 손(자비감로수)

자비감로수에서는 자비손을 대신해 감로수를 사용합니다. 관세음보살의 감로수를 연상해서 감로수가 모래에 스며들듯이 몸속으로 스며들게 합니다. 물의 스며들어 대상을 수용하는 성품은 상대를 배척하는 분노의 마음을 없앱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으로부터 인격모독적인 말 한마디를 들었을 때 우린 감정이 치밀어 올라 파도치듯 격렬한 분노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의 몸은 기혈이 막히고 가슴 부위에 통증이 일어나게 되며 위·간 등이 상하게 됩니다. 이럴 때 물의 스며드는 수용성을 살린 감로수를 만들어서 몸에 자비심을 주면 반응을 일으킵니다. 맹렬한 물의 원소의 영향으로 과거에 있었던 분노·원망·난폭함 등의 기억들이 떠오르고 영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때 감로수의 자비심이 분노를 일으키는 물의 원소를 감싸 안으면 질적 변화를 일으키는데, 용서와 관용의 마음으로 바뀌고 사랑하는 마음이 일어나면서 몸의 막힌 기혈이 열리게 되고 통증이 차츰 사라지게 됩니다.


③ 불의 손(자비난화수)

불을 연상하여 자비난화수를 만들어서 그 따뜻한 손으로 몸을 쓰다듬으면서 따뜻함이 피부에 전달되어 스며들어감을 연상합니다. 불의 따뜻한 성품은 불의 차가운 현상을 제거합니다. 기혈이 막혀 있으면 그 부위에 찬 기운이 생기고 쌓입니다. 또한 냉기는 몸의 기혈을 장애하여 갖가지 질병을 유발합니다. 불의 이 같은 성질의 영향을 받는 마음은 곧 탐욕을 일으키게 되고 대인관계는 탐욕으로 인하여 단절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를 방어하는 방법으로 불의 따뜻한 자비성품의 손을 만들어서 몸의 냉기, 그리고 냉기와 관련되어 나타나는 탐욕과 탐욕의 기억, 그리고 그 영상을 자비심으로 감싸면서 녹이면 탐욕의 마음이 남을 도와주는 마음으로 질적 변화를 일으킵니다. 즉 몸의 냉기가 사라지면서 기혈의 상호 소통이 일어나게 됩니다.


④ 바람의 손(자비풍력수)

자비손으로 자비풍력수를 만들어서 자비손을 피부에 3-5㎝ 띄운 상태에서 자비손이 지나갈 때 생명의 바람이나 부채나 선풍기 바람, 또는 광풍이 되어 일어난다고 연상합니다. 그러면 몸속에 있는 바람의 생명 에너지가 반응하게 됩니다. 질풍노도와 같은 태풍은 물건을 파손하듯이 시기질투로 나타나 다른 사람들을 다치게 합니다. 그러나 바람의 움직이는 성품은 장애물을 제거하거나 막힌 기혈을 뚫어줍니다. 몸에 바람의 힘이 약하면 기운이 없고 어깨가 축 처지게 되어 매사에 의욕이 없어집니다. 하지만 자비손의 자비심에 의해서 기운이 발화되고 활성화되면 이 기운과 상관되는 시기·질투가 나타나거나 시기·질투의 기억과 영상이 나타납니다. 이때 질투가 자비심과 융합하게 되면 공정한 마음으로 질적 변화를 일으킵니다. 몸의 현상으로는 몸의 기혈이 열리고 기운이 생성 상승하여 의욕이 왕성하게 일어납니다. 그리하여 공정한 마음이 일어나 주위를 편안하게 합니다.


⑤ 허공의 손(자비허공수)

자비허공수는 형상이 없는 손으로서, 의식이 허공같이 비어있음을 연상하여 몸에 자비를 주는 것입니다. 허공은 무지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허공의 형상 없고 걸림 없는 자비의 성품은 몸의 허공과 융합하면서 질적 변화를 일으킵니다. 즉 대상을 인식할 수 없어 무지해지는 것을 막아 주고 허공 속의 마음이 매 순간 찰나로 변하는 현상을 알게 하여 변화 속에 지속되는 실체나 자아가 없음을 명확하게 깨치게 하는 지혜를 일으킵니다. 그래서 걸림 없는 허공의 손을 만들어 쓰면 마음이 걸림 없는 지혜와 해탈을 선사하는 자비심이 됩니다.


2. 감각관찰


몸의 형태가 사라지고 나면 자비손도 버리고, 앉아있을 때 나타나는 엉덩이쪽(다리나 손쪽의 포개지는 부분 포함) 감각 관찰을 주로 합니다. 이때부터는 의식으로 관찰만 하면 되고, 감각 역시 모양이나 색깔이나 강도 등 감지되는 변화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감각 역시 느끼지 못할 정도로 사라지고 나면 주된 관찰대상은 호흡으로 넘어갑니다.


3. 호흡관찰


코 호흡을 관찰합니다.(이때 코 호흡이 아니라 배의 움직임을 관찰해도 무방합니다. 배의 움직임도 코 호흡과 같기 때문입니다. 배의 움직임이 불분명하게 느껴질 때는 실제의 손을 배에 대고 감각을 관찰해도 됩니다. 이는 관찰자의 성향에 따르는 것입니다).

호흡(배의 움직임)마저 미세해져서 끊어진 것처럼 되어 감지할 수 없으면 코끝이나 인중에 호흡과 마찰되는 부분에 미세한 감각이 남아있을 것입니다. 이 미세한 감각을 관찰하면 됩니다. 코 주위의 감각마저 사라져 몸의 모든 부분이 사라졌다는 앎이 남아있을 때부터는 그 앎이 관찰대상입니다.

 

* 자세한 내용은 지운스님의 "깨달음으로 가는 길"(법공양)을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