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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 아쉬타바크라의 일화

미진수 2008. 8. 10. 18:06

아쉬타바크라(Ashtavakra)는 진리를 말한다.

아쉬타바크라는 태아였던 시기 유명한 그의 아버지가  날마다 베다를 암송했다.

그는 엄마 뱃속에서 그것을 들었다.

어느 날 아버지는 부인의 뱃속에서 어떤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들었다.

"그만해요! 이것은 모두 엉터리에요. 이 따위 경전에는 지혜가 없어요.

말잔치일 뿐이지요. 경전에 지혜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지혜는 자신 안에 있어요. 말 속에 진리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진리는 자기 자신 안에 있어요.

화가난 그의 아버지는 격분을 참지못하고 아기에게 저주를 내렸다.

사지의 여덟 군데 관절이 뒤틀려서 태어나라.

그래서 그의 이름은 아쉬타바크라로 신체의 여덟군데가 엉망으로 비틀어진 불구자였다.

 

그가 12살 때 자니크 왕이 큰 규모의 토론회를 열었다.

온 나라의 푼디트를 초대해 아쉬타바크라의 아버지 또한 참가했다.

땅거미가 질 즈음 아쉬타바크라의 아버지가 지고 있다는 전갈을 받고

아쉬타바크라가 왕궁에 들어서자마자 장내에 폭소가 일었다.

여덟 군데나 비틀어진 그의 몸은 움직임 자체가 웃음거리였기 때문이다.

토론장이 웃음으로 어수선해졌으며 아쉬타바크라 또한 큰 소리로 웃었다.

자니크 왕이 말했다.

"이 사람들이 웃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런데 아이야, 너는 왜 웃지?"

아쉬타바크라가 말했다.

"제가 웃는 것은 신발공들이 모인 자리에서 진리가 논의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신발공들이 여기에서 무엇을 하는 것입니까?"

잠시 정적이 흘렀다.

신발공이라고? 왕이 물었다. "그 말이 무슨 뜻이냐?"

아쉬타바크라가 말했다.

"말 그대로입니다. 그들은 가죽만 보고 나를 보지 못합니다.

저보다 순수하고 단순한 사람은 드뭅니다.

그런데 이들은 그것을 보지 못하고 비틀리고 휘어진 몸뚱이만 보는 군요.

그들은 신발공입니다. 가죽만 보고 판단하니까요.

왕이시여, 사원의 구부러진 곳에서 하늘도 구부러집니까?

항아리가 깨지면 공기도 깨집니까?

하늘은 변하지 않습니다.

비록 내 몸은 구부러지고 뒤틀렸을망정 나는 아닙니다.

이 몸의 안쪽에 있는 사람을 보십시오.

그보다 곧고 순수한 사람을 발견할 수 없을 것입니다.

 

- 오쇼 라즈니쉬의 <내 사랑 인디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