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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암 십우송-1~5

미진수 2008. 8. 4. 20:44
 

廓庵 十牛頌


1. 尋牛


 茫茫撥草去追尋(망망발초거추심) 水闊山遙路更深(수활산요로갱심)

 力盡神疲無處覓(역진신피무처멱) 但聞楓樹晩蟬吟(단문풍수만선음)


(소를 찾아간다)

이 세상의 초원에서 소를 찾아

끝없이 우거진 숲을 헤친다.

무명(無名)의 강을 따르다

저 멀리 첩첩 산꼴자기의 오솔길에서

나는 길을 잃었다.

힘이 다하여 걸을 기운조차 없다.

그러나 찾는 소는 보이지 않고 들리는 것은

다만 어두운 밤 숲에서 우는 매미 소리뿐.


2. 見跡


 水邊林不跡更多(수변림불적갱다) 芳草離披見也麽(방초이피견야마)

 縱是深山更深處(종시심산갱심처) 療天鼻孔?藏他(요천비공비장타)


(소의 발자취를 보았다)

강둑의 나무 아래에서

나는 소 발자국을 발견하였다!

향기로운 풀밭에도 소 발자국이 있다.

마을에서 먼 깊은 산 속에도

소 발자국이 있다.

이 발자취는 그 어디에도

숨어있지 않았다.

 

3. 見牛


 黃鶯枝上一聲聲(황행지상일성성) 日暖風和岸柳靑(일난풍화안류청)

 只此更無廻避處(지차갱무회피처) 森森頭角畵難成(삼삼두각화난성)


(소를 보았다)

햇볕은 따뜻하고,

바람은 부드러운데

강변 수양버들의 푸름 속에서

나는 꾀꼬리 우는 소리를 듣는다.

여기에 소가 숨어 있을 리 없다!

어떤 화가가

그 묵직한 머리며,

늠름한 뿔을 그린단 말인가?


4. 得牛


 竭盡精神獲得渠(갈진정신획득거) 心强力壯卒難除(심강력장졸난제)

 有時纔到高原上(유시재도고원상) 又入煙雲深處居(우입연운심처거)


(소를 잡았다)

격렬한 추격 끝에

간신히 소를 잡았다.

그의 굳센 의지와 힘은

무진장하다.

구름바다 저 멀리

높은 고원으로 돌진하여

도저히 서 있을 수 없는

가파른 골짜기 위에

그는 서 있다.

 

5. 牧牛


 鞭牽時時不難身(편견시시불난신) 恐伊縱步入埃塵(공이종보입애진)

 相將牧得純和也(상장목득순화야) 羈鎖無拘自逐人(기쇄무구자축인)


(소를 풀먹이다)

채찍과 고삐는 꼭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어떤 진흙탕 속에

빠질지도 모른다.

길을 잘 들이면

그도 자연히 점잖아지리라.

그 때에는

고삐를 풀어줘도

주인을 따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