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암 십우송-1~5
廓庵 十牛頌
1. 尋牛
茫茫撥草去追尋(망망발초거추심) 水闊山遙路更深(수활산요로갱심)
力盡神疲無處覓(역진신피무처멱) 但聞楓樹晩蟬吟(단문풍수만선음)
(소를 찾아간다)
이 세상의 초원에서 소를 찾아
끝없이 우거진 숲을 헤친다.
무명(無名)의 강을 따르다
저 멀리 첩첩 산꼴자기의 오솔길에서
나는 길을 잃었다.
힘이 다하여 걸을 기운조차 없다.
그러나 찾는 소는 보이지 않고 들리는 것은
다만 어두운 밤 숲에서 우는 매미 소리뿐.
2. 見跡
水邊林不跡更多(수변림불적갱다) 芳草離披見也麽(방초이피견야마)
縱是深山更深處(종시심산갱심처) 療天鼻孔?藏他(요천비공비장타)
(소의 발자취를 보았다)
강둑의 나무 아래에서
나는 소 발자국을 발견하였다!
향기로운 풀밭에도 소 발자국이 있다.
마을에서 먼 깊은 산 속에도
소 발자국이 있다.
이 발자취는 그 어디에도
숨어있지 않았다.
3. 見牛
黃鶯枝上一聲聲(황행지상일성성) 日暖風和岸柳靑(일난풍화안류청)
只此更無廻避處(지차갱무회피처) 森森頭角畵難成(삼삼두각화난성)
(소를 보았다)
햇볕은 따뜻하고,
바람은 부드러운데
강변 수양버들의 푸름 속에서
나는 꾀꼬리 우는 소리를 듣는다.
여기에 소가 숨어 있을 리 없다!
어떤 화가가
그 묵직한 머리며,
늠름한 뿔을 그린단 말인가?
4. 得牛
竭盡精神獲得渠(갈진정신획득거) 心强力壯卒難除(심강력장졸난제)
有時纔到高原上(유시재도고원상) 又入煙雲深處居(우입연운심처거)
(소를 잡았다)
격렬한 추격 끝에
간신히 소를 잡았다.
그의 굳센 의지와 힘은
무진장하다.
구름바다 저 멀리
높은 고원으로 돌진하여
도저히 서 있을 수 없는
가파른 골짜기 위에
그는 서 있다.
5. 牧牛
鞭牽時時不難身(편견시시불난신) 恐伊縱步入埃塵(공이종보입애진)
相將牧得純和也(상장목득순화야) 羈鎖無拘自逐人(기쇄무구자축인)
(소를 풀먹이다)
채찍과 고삐는 꼭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어떤 진흙탕 속에
빠질지도 모른다.
길을 잘 들이면
그도 자연히 점잖아지리라.
그 때에는
고삐를 풀어줘도
주인을 따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