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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건 물이건 그대로 두라
미진수
2008. 6. 1. 16:36
옳든 그르든 상관치 말고,
산이건 물이건 그대로 두라.
어째서 서쪽만이 극락 세계랴.
흰구름 걷히면 청산인 것을.
서산대사의 게송입니다.
참으로 자유롭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보다 더 쉽고 간명한 언어로 펼쳐 보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한 이 게송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사물의 실상 즉 진리의 당체를 보라는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관념적 이상 따위를 가지고 왈가왈부하지도 말고,
색안경을 낀 채 세상의 색을 말하지 말라는 권고이기도 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세계,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세계의 본질에 대한 투철한 자각이 있을 때,
세상 무엇과도 시비할 일은 없어질 것입니다.
-변정환의 삶 이야기 "일흔, 새벽"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