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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허공/유영모

미진수 2007. 4. 4. 09:35
 

마음과 허공


마음이 속에 있다고 쫓아 들어 못 봤거늘

허공이 밖에 있대서 찾아나가 만날손가

제 안팎 모르는 임자 아리따운 주인인가


달라붙은 속알이 마음을 제 속이라고 만 녁

터믄이도 모르는 이 한데를 밖이라만 암

우주를 휩싼 허공도 빈 맘속에 드느 먼!


온갖 일에 별별 짓을 다 봐주는 마음이요

모든 것의 가진 꼴을 받아주는 허공인데

아마도 이 두가지가 하나인 법 싶구먼


제 맘이건 쉽게 알고 못되게는 안 쓸 것이

없이 보고 빈탕이라 망발을랑 마를 것이

님께서 나드시는 길 가까움직 하구먼


- 유영모의 <다석일지>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