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바랑

미진수 2007. 3. 29. 15:38
 

바랑/허허당


비가 내린다.

서성거리는 나그네의 쳐진 어깨가

삶의 무게로 비에 젖는다.

때낀 바랑 하나 허공에 걸리고

나그네의 발길은 보이지 않네.


내 지난날을 되돌아보니

아무런 할 일 없이 오고 갔었네.


지금 길을 멈추고 생각해 보니

온 일도 없고 간 일도 없네.


몸을 굽혀 앞을 보니

왼발은 뜨고 오른발은 닿네.